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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Date : 2021/06/29  Hit : 517  
 [광화문에서] ‘진리’를 위하여

‘진리’를 위하여

사람은 ‘생각’과 ‘말’을 하는 동물이다. 그리고 사람은 그 생각이 어떠함을 따라서 그 행위가 결정되며 바른 생각과 옳은 말은 항상 사회를 복되게 하여왔다. 그러므로 오늘에 이르는 인류의 문명은 실로 인간사고의 결정이라 아니 할 수 없으며 그런 중에서도 ‘진리’를 생각하고 말한 것은 무엇보다도 가장 크게 인류문화에 공헌이 된 것을 본다.

‘진리’라 함은 누구나 다 긍정할 수 있는, 그리고 보편타당성을 가진 지식을 말함이다. 그러므로 ‘진리’는 자유의 성립 기초가 되며, 객관성 필연성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고찰하건대 왕왕히 집권자들의 교만과 고집은 진리를 억압하려 하였으며 때로는 마치 태양이 검은 구름에 가리어 그 빛을 발하지 못함 같이 그 모습을 나타내지 못한 채 수세기가 흐르고 이 ‘진리’를 밝히려는 많은 선각자들이 희생을 당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또한 때로는 진리 아닌 것이 진리를 행사하며 허위가 진리를 억압하여 온 것이다.

근대 물리학의 기초를 세운 갈릴레이 갈릴레오가 피사의 사탑 위에서 대학교수, 철학자, 학생들을 참집시켜 놓고 목편과 연을 가지고 물체 낙하의 실험을 행하여 구학설의 오류를 지적하며 한편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을 확증하게 될 제, 로마법왕청(法王廳)은 크게 놀라 중대 회의를 거듭한 나머지 1616년 다음과 같은 결의를 공포하고 이 새 학설의 탄압을 시작한 것이다. 그 결의를 보면 “태양이 세계의 중심에 있어 움직이지 않는다 함은 모순이요 철학적 허위요 성서에 배반되므로 이단이다. 그러므로 지구가 세계의 중심에 있지 않고 부동한 자도 아니며 또한 매일 회전운동을 한다고 주장함은 철학적 허위요 적어도 한 개의 미신이다”라 한 것이다. 이에 센트 마리아 사원(寺院)에는 종교재판이 열리고 열 명의 승정(僧正)으로 구성된 재판관 앞에서 새 학설의 취소 선서를 강요당하던 노학자 갈릴레오가 “지금도 지구는 돌고 있어”라고 중얼거리며 항거하던 눈물겨운 수난기나, 종교개혁의 위인 마틴 루터의 투쟁기는 무지한 집권자들이 ‘진리’를 억압하던 사실(史實)들을 웅변으로 입증하여 주는 것이며, 이러한 종류의 사실은 3세기가 지난 오늘에도 왕왕히 볼 수 있는 것이다. 생각건대 수난에 수난을 거듭하던 그들의 학설과 주장은 진리였으므로 마침내 무서운 억압을 물리치고 후세에 영원히 빛나며 사회 발전에 절대한 공헌을 하게 된 것이다.

‘진리’가 지향하는 바는 인류의 복지이다. 그러므로 ‘진리’에 철(徹)한 자는 항상 그 생각하는 바가 세계적이요 인류적이며, 행하는 바가 정의와 인도에 어그러짐이 없으며, 항상 신념과 용기를 가지고 모든 일에 당하게 된다. 구국의 원리를 파악하고 정치운동을 하는 애국자가 우왕좌왕할 리 없으며, 국가부흥의 방략(方略)을 가진 정당 지도자의 입에서 ‘우리 당을 영도하는 이가 누구니까 잘될 것입니다’라는 따위의 신념 없는 말은 나오지 않아야 할 것이며, 새 세대의 지도자로 자처하는 자에게 독재욕은 없어야 하며, 국민의 공복임을 자인하는 행정관들이 그 관권을 악용하여 축적한 ‘달러’를 외국 은행에 저축하는 따위의 야비한 행위는 없어야 할 것이며, 구세의 신념을 가진 종교인에게 파벌 싸움의 여력과 구제 보따리에 눈이 어두워질 수는 없을 것이고, 진리탐구에 몰두할 학자들에게 감투 욕심이 있을 수 없을 것이며, 민주국가를 건설한다고 자각하는 국민에게 자유와 인권은 보장되어 있어야 하며 관존사대(官尊事大)의 생각은 없어야 할 것이고, 멸공하고 국토를 통일한다는 민족에게 매국행위는 없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같이 진리와 비진리가 교착되는 현실에서 한번 비약하여 분연히 ‘진리’를 향해야 한다. ‘진리’가 가져올 것은 공통된 염원인 자유와 평화이다. 이로써 인류사회는 향상하고 발전할 것이다. 국태민안(國泰民安)을 성취한 우리 선인들은 진리를 사모하는 참된 백성들이었으며, 국토를 통일하던 신라의 화랑들은 부지런하였으며, 세계에 그 문명을 자랑하는 민족은 깨끗하며, 인류 평화를 영도하는 백성은 열심히 글을 읽는다.

진리, 이는 곧 구국의 원칙이요, 재건의 방략(方略)이며, 치국의 방향이요, 연구의 목표요, 신앙의 대상이요, 민족과 인류의 공통된 염원이다. 우리는 이 ‘진리’ 탐구를 위하여, ‘진리’ 실현을 위하는 해로 이 해를 맞으련다.

사상계 권두언(1954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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